나뭇잎 과자
도서출판 아진
박영란
2020-04-2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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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무는 과자를 굽습니다. 불도 없이 가마도 없이 계절의 시간에 맞춰 나뭇잎 과자를 만들고 있지요.
이른 봄, 조그마한 초록 반죽들이 나무껍질을 뚫고 여기저기서 얼굴을 내밉니다.
여름이 되자 초록 잎은 좀 더 큼지막하게 과자의 틀을 만드느라 힘을 쓰네요.
가을이 다가오자 제 각각의 맛과 색이 빨갛게 노랗게 나뭇잎 과자에 스며듭니다.
모두 다 움츠리는 초겨울, 이제 나무는 나뭇잎 과자를 하나 둘 떨어뜨립니다. 생색내지 않고 조금씩 천천히 땅에게 나누어 줍니다.
“바스락! 바스락!”
숲은 고소한 나뭇잎 과자를 잘도 받아먹습니다.